환경과 사람

아토피 피부염…피맺힌 가려움…하루 하루가 전쟁

큰길 2006. 8. 28. 23:31

아토피 피부염…피맺힌 가려움…하루 하루가 전쟁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의 대명사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토피 피부염은 가려움을 참지 못해 심하게 긁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가 손상되면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한번 증상이 나타나면 단시간 내 치료가 어려워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온 가족이 전쟁을 치르기 일쑤. 특히 잠을 설칠 정도로 가려움증에 시달리는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태어나면서부터 이런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하는 유아들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 60∼70%가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오염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 물질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근래에는 성인들 역시 뚜렷한 이유 없이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정확한 발병 원인을 규명하기 힘들다는 점. 현재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생활습관의 변화,유전적 요인,환경오염,신체 면역체계의 교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가려움증 때문에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긁어서 생긴 흉한 모습은 대인 기피증 및 우울증 등 정신적 폐해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어린이의 경우 성격 및 성장 장애까지 불러올 수 있다.


◇잘못된 식이요법 경계해야=아이들의 경우 특히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조기에 아토피 피부염이 발생한 아이들 중 약 20%가 음식물 알레르기와 관련돼 있다는 통계도 있다. 신체 면역기능이 완성되기 전인 만큼 섭취하는 음식물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일부는 음식물에 적응하면서 증상이 개선되기도 하지만,면역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아이들은 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잘못된 식이요법 정보로 인한 폐해도 조심해야 한다. 소위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다는 고위험 식품으로 알려진 유제품 콩 생선 달걀 등은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영양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조건 나쁘다는 주변 의견을 믿고 대체 영양분 섭취에 대한 계획없이 무조건 제한하게 되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처럼 아이의 성장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는 “성장기 아동은 인격 형성과 신체의 발육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전문병원에서 정확한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유발 원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인 아토피,환경 관리 중요=소아 아토피가 음식물과의 전쟁이라면,성장기 이후 아토피 피부염은 환경과의 전쟁이라 할 수 있다. 오염된 환경이 신체 면역체계에 이상을 부르는 주범. 실제로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40∼50%가 같은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과 비염 등을 동시에 앓고 있다.


실내 환경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먼지 쌓인 책상,자주 씻지 않은 이불 등에는 집먼지 진드기가 많아 증상에 영향을 미친다. 바퀴벌레의 몸과 허물도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옮기는 매개체.


이들 알레르기 물질은 호흡기로 흡입되는 것뿐 아니라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주변에 집먼지 진드기 및 바퀴벌레의 증식이 없도록 침구는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살균제를 이용해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애완동물은 털에 붙은 여러 이물질을 운반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


◇민간요법 맹신 금물= 아토피 피부염은 과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이 늘어나는 봄과 가을에 극성이었지만,최근에는 사계절 구분없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땀이 많은 여름에 고통이 더욱 커진다. 땀으로 인해 피부가 습해져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도 있지만,땀에는 지방이 없는 데다 흐른 후에 공기 중으로 증발하기 때문에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다.


병원 치료로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의존하게 되는 민간 요법도 문제다. 가장 흔한 것이 소독을 한다고 소금기 있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거나 땀을 통해 염증을 일으키는 독소를 빼낸다고 찜질방을 수시로 찾는 배독법(排毒法) 이다.


중앙대 용산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소금기는 예민한 피부에 자극을 심화시키고 잦은 찜질방 출입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고 열을 가하면서 재발 혹은 악화시킬 소지가 더욱 크다”면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 역시 정상인과 똑같이 햇볕이 강하고 더운 곳을 피하고,땀이 흐르면 깨끗한 물수건으로 닦아내고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청결은 기본,잦은 목욕은 금물=피부에 이물질이 쌓여 있으면 아토피 피부염의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가려움증 때문에 긁었을 때 세균감염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피부 청결은 아토피 치료의 기본이다.


하지만 장시간 목욕을 하거나 너무 자주 씻어 주면 오히려 피부 본래의 보호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땀이 많은 여름철에 청결을 위해 자주 씻는 것은 좋지만,대신 자극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특히 때를 밀거나 하는 행동은 표피를 자극해 가려움증 및 상태를 악화시키고,염증이 있을 경우 2차 감염의 위험성을 높인다.


목욕 세제는 중성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되도록 의사가 추천하는 것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기를 닦을 때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려 말리며,문지르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습인데,물기가 마르기 전인 3분내에 보습제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피부와 접촉하는 옷감 역시 자극이 적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한양대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일반인보다 매우 예민해서 바람만 불어도 가려움을 느낀다”면서 “이런 피부에 조금이라도 자극을 줄 수 있는 울(양모)소재,따끔거리거나 거친 소재로 만든 옷이나 이불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드러운 면이 가장 안전하다. 또 너무 꽉 끼는 옷은 피하며,세탁할 때 중성세제를 이용하고 깨끗이 헹궈는 것이 좋다.


민태원기자 twmin@kmib.co.kr


출처 국민일보

아토피 환자 스테로이드 오래 사용하면

완치는커녕 백내장ㆍ당뇨 등 부작용 생겨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의 일종)는 많은 의사를 명의(?)로 만들어준

약물이다. 20세기 초 임상에 쓰일 때만 해도 미국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었다.


앉은뱅이 관절염 환자가 걸어다니고, 호흡이 어려운 천식환자의 증상이 깨끗이

사라졌다. 그 뿐인가. 홍반성 낭창.건선과 같은 난치성 피부질환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그러나 만병통치의 신약은 갖가지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도 스테로이드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토피(알레르기 민감체질) 피부염 환자들이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이 강력해 치료 초기에는 극적인 효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병원에 온 환자는 심한 아토피로 중학교 때부터 20년 넘게 스테로이드를

사용해왔다.


피부는 코끼리 가죽처럼 두껍고 검게 착색돼 혈관도 찾기 힘들어 응급실에서

혈관주사를 맞지 못할 정도였다. 심지어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백내장까지

생겼다.


이처럼 스테로이드를 오래 사용하면

백내장.당뇨.궤양.골다공증.고혈압.불안.흥분.면역저하.성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이 정도가 되면 삶의 의욕도, 희망도 찾을 수 없다.


중증의 아토피는 이처럼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질환인 것이다. 그러나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부작용을 담보로 사용한 스테로이드가 아토피를 완치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는 아토피 증상만 일시적으로 완화시킬 뿐 면역체계

이상을 치료할 수 없는 약이다.


의료계에서 '병은 고치고 사람은 죽는다'란 말이 있다. 증상은 개선시켰지만

전체적인 몸의 상태를 오히려 나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제 스테로이드가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토피는 피부병이 아닌 면역질환이며 체질병이다.


체질적으로 민감한 인체가 외부의 자극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어야만 아토피 피부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피부 상태만을 개선하려는 것은

끝없는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피부보다 내 몸의 기능을 회복시켜 면역체계를 바로잡는 것이 관건이다. 치료의

힘은 내 몸 안에 있다. 체질 의학은 그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도와주는 것이다.